
「마계공단: 던전사업부」는 몬스터를 직원으로 고용해서 쳐들어오는 모험가 파티를 막는 모바일 던전 경영 게임이다. 그림은 처음부터 도트, 즉 픽셀 아트로 정했고(2편), 캐릭터는 AI 도트 도구인 픽셀랩(PixelLab)으로 그려 왔다(3편).
그런데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가 늘수록 한 화면에 모아 놓으면 어딘가 안 맞았다. 이번 편은 그걸 정리한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얘기다. 커밋 기록상 62개, 그중 7일 하루에만 15개다. 그림이 주인공인 편이라 전후 비교를 많이 넣었다. 전부 그때 저장소에 남긴 비교 화면이나 그날 커밋에 들어간 그림이다.
모험가만 다른 게임 같았다
9월 30일 화면 점검 메모에 "모험가가 직원(몬스터) 그림과 화풍이 달라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처음엔 도트를 찍는 방식이 다른 줄 알았다. 그래서 대기 첫 프레임을 기준으로 재 봤는데, 외곽선 두께, 픽셀 덩어리 크기, 색 개수는 양쪽이 거의 같았다.
차이는 캐릭터 디자인에 있었다. 모험가는 큰 머리, 큰 눈의 애니풍 인간(2.5등신)이고 금색 장식이 많았다. 직원은 실루엣이 제각각인 크리처다. 크기도 달랐다. 모험가는 자기 칸의 85% 정도를 채우는데 일반 직원은 65~70%라서, 같은 화면에서 모험가가 25%쯤 크게 서 있었다. 얼굴이 크고 세밀하니 눈이 자꾸 모험가 쪽으로 갔다.
문제는 다시 그릴 여유가 없었다는 거다. 그 무렵 픽셀랩 사용량 제한에 걸려 있어서, 9월 29일에 "새 그림을 기다리지 말고 있는 리소스랑 코드 연출로 임시 처리한다"고 정해 뒀다. 10월 7일에 월 10,000회짜리 새 요금제로 옮기면서 제한이 풀렸고, 그날 아침부터 밀린 그림을 몰아서 만들었다.
기준은 직원 그림으로
먼저 기준을 정했다. 모험가를 새로 디자인하지 말고, 직원 130종을 만들 때 쓴 프롬프트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굵은 남색 외곽선, 살짝 큰 머리, 작고 단순한 눈, 제한된 선명한 팔레트, 셀 셰이딩. 스타일 기준 이미지로는 고블린 직원의 첫 대기 프레임을 넣었다. 크기도 직원처럼 72픽셀로 그리고 2배로 키워서, 화면에서 픽셀 하나의 크기가 같아지게 했다.
1차 시험은 실패였다. 색을 차분하게 하고 외곽선을 얇게 하면 덜 튀겠지 싶었는데, 오히려 직원이랑 더 멀어졌다. 그래서 2차는 직원 프롬프트를 거의 그대로 썼다. 아래 비교에서 맨 아래 줄이 기준으로 삼은 직원들이다.

나란히 놓으니 차이가 바로 보였다. 원래 모험가는 칼 하나에도 하이라이트가 몇 단계씩 들어가 있었는데, 새 모험가는 직원처럼 덩어리가 크고 얼굴이 단순하다. 이 2차 시험본으로 전투 화면 비교까지 해 보고 나머지로 넓혔다.
54종을 하루에 다시 그린 방법
모험가는 전사, 기사, 도적, 궁수, 마법사, 사제 6직업에 직업마다 외형이 3개, 외형마다 단계가 3개라 54종이다. 이걸 그날 오후 1시 47분 커밋 하나로 전부 바꿨다.
제일 신경 쓴 건 단계가 올라가도 같은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거였다. 단계마다 따로 생성하면 얼굴이 매번 달라진다. 그래서 1단계만 새로 생성하고(시드 두 개 중에 골랐다), 2·3단계는 1단계 그림을 편집 기능으로 "장비 업그레이드"만 시켰다. 전사라면 2단계는 사슬 갑옷에 어깨 보호대 두 개와 짧은 망토, 3단계는 금테 두른 판금에 붉은 망토, 빛나는 무기.

단계 차이는 장비 말고 다른 것도 맡겼다. 발밑 오라는 원래 파티 등급을 따라갔는데, 모험가 단계를 따라가게 바꿨다. 2단계는 은청색 링, 3단계는 금색 링에 빛기둥. 궁수 화살은 나무 화살, 강철 화살, 빛나는 금색 화살로, 마법사 탄은 작은 보라 구슬, 소용돌이, 큰 혜성으로 단계마다 따로 그렸다. 2·3단계는 꼬리 투사체가 하나 더 따라간다.
같은 날 오후 2시 42분엔 스토리 대화에 나오는 모험가 흉상 6개도 새 화풍으로 다시 그렸다. 원래는 전투 그림을 잘라 쓴 옆모습이었다.
개발자 노트생성 기록을 JSON으로 남긴 이유
모험가 작업은 프롬프트와 패킹 규칙을 generation.json 하나에 따로 커밋했다. 들어 있는 건 이런 것들이다.
- 공통 꼬리 문구(화풍 지시), 외형 18개의 인물 묘사, 직업별 2·3단계 편집 문구
- 편집할 때마다 붙이는 고정 문구: 같은 얼굴, 머리, 피부, 같은 몸 크기와 포즈, 오른쪽을 보는 옆모습, 투명 배경
- 동작별 문구와 프레임 수: 대기 4, 공격 8, 피격 4, 사망 8. 공격 전용 클립은 108px 캔버스에 12프레임
- 생성된 애니메이션에서 시트 칸으로 고르는 규칙: 공격은 9프레임 중 6개를 고르게, 피격은 2·3번을 몇 픽셀 뒤로 밀어서, 사망은 8개 중 5개
이걸 남겨 두니 나중에 한 외형만 다시 뽑아도 나머지와 같은 조건으로 맞출 수 있었다. 사용량도 기록했다. 모험가 작업에만 약 1,290회를 썼다. 시험 244, 원화 135, 단계 편집 350, 동작 378, 투사체와 오라 48, 나머지는 버린 것. 그림 한 장 생성이나 편집이 5회씩 차감되는 걸 미리 확인해 둬서 예산을 잡을 수 있었다.
로고는 5분 만에 되돌렸다
그날 아침엔 첫인상 화면도 손봤다. 스토리 그림 6장에 AI가 그려 넣은 가짜 영어 글씨를 지우고 마족 룬 문자로 바꿨고, 프롤로그 발령 장면 그림을 새로 넣었다. 타이틀에는 금색 도트 글씨에 결재 도장을 찍은 로고를 올렸는데, 10시 14분에 커밋하고 10시 19분에 되돌렸다. 로고가 배경을 너무 많이 가렸고, 블록 글자가 UI 글꼴이랑 안 어울렸다. 원래 엠블럼에 글꼴 제목이 더 잘 읽혔다.
장비 아이콘 540장: 속성이 그림에 없었다
모험가를 끝내고 오후 3시부터는 장비 아이콘을 만들었다. 모험가를 쓰러뜨리면 그 장비를 빼앗아서 직원한테 끼우는 게 이 게임의 재미 중 하나인데, 정작 아이콘으로는 구분이 잘 안 됐다.
아이콘은 72장뿐이었다. 기본 아이템 18종 × 희귀도 4단계. 희귀도는 그림으로 구분됐지만, 속성은 그림에 없었다. 화염 검이랑 물 검이 같은 그림이고, 카드 구석의 작은 속성 아이콘으로만 알 수 있었다. 이름도 속성과 상관없이 모든 검이 "전사의 검"이었다.
그래서 축마다 맡을 표현을 나눴다. 희귀도는 장식의 양과 금속(은, 보라빛 은, 금), 속성은 몸체 재질과 문양, 티어는 카드의 T3 번호판. 속성은 색만 바꾸지 않고 재질을 바꿨다. 화염은 달군 쇠에 불꽃 각인, 물은 푸른 강철에 물결 각인, 자연은 나무와 덩굴, 빛은 흰 금속, 어둠은 검은 쇠와 가시. 빛을 금색으로 하면 전설 등급이랑 겹치고, 어둠을 보라색으로 하면 영웅 등급이랑 겹쳐서 일부러 피했다.

검, 방패, 목걸이 60장으로 시험해 보고 30분 뒤에 18종 전부, 360장을 커밋했다. 이름도 "불꽃 검", "물결 방패"처럼 속성 말이 앞에 붙게 바꿨다. 아이콘 뒤에 티어별 받침판(나무, 쇠, 흑요석 등)도 깔아 봤는데 13분 만에 뺐다. T# 번호판이 이미 티어를 알려 주고 있어서 중복이었다. 엔드게임 장비인 T6은 붉은 별 문장에 붉은 기운을 두른 아이콘 180장을 따로 만들고, 이름 앞에 '결전'을 붙였다. 이 장비가 나오는 길드장 결전은 7편에 썼다.
이날 픽셀랩을 장비 아이콘에 약 1,800회, T6에 약 900회 썼다. 하루가 끝났을 때 한 달치 10,000회 중 5,839회가 남아 있었다.
하얗게 번지던 게임 이펙트
10월 8~9일은 길드장 네 명의 전투 그림을 새로 만드는 데 썼다. 9월 30일에 길드장은 모험가 그림을 재활용하지 않고 새로 그리기로 정해 뒀는데, 모험가 화풍이 정해졌으니 그 화풍으로 그릴 수 있었다. 길드장마다 공격, 패턴 예고, 페이즈 전환, 쓰러짐까지 따로 그리고, 길드 문장 4개와 길드별 전투 방도 만들었다. 9일 밤 9시 11분 커밋 메시지가 "all four guildmasters done"이다.
10일엔 이펙트를 고쳤다.
빛·어둠 속성의 공용 스킬 이펙트가 터지면 화면이 하얗게 덮였다. 원인은 프롬프트였다. "밝은 흰색 중심", "눈부신 섬광" 같은 말로 만든 이펙트라 프레임의 10~27%가 하얀 덩어리였고, 그게 떨어진 자리의 캐릭터가 다 가려졌다.

크기와 프레임 수는 그대로 두고 그림만 바꿨다. 빛은 속이 빈 금색 광선 고리, 룬 원, 비쳐 보이는 빛기둥으로. 어둠은 보라색 가시, 연기, 그림자 소용돌이로. 그래도 남은 흰 픽셀은 옅은 금색으로 물들였다. 같은 시드로 전투를 녹화해서 전장에서 흰색이 차지하는 비율을 쟀는데, 가장 심한 순간이 17.7%에서 9.8%로, 두 번째 묶음은 12.3%에서 5.3%로 줄었다. 물과 자연 이펙트 6개도 같은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서 11.1%에서 4.7%. 마지막엔 0.8초마다 반복되는 직원 오라 4개를 다시 칠했다. 다 합쳐 이펙트 21개, 생성은 약 175회.
같은 날 던전 층 배경도 고쳤다. 층마다 같은 그림을 좌우만 뒤집고 어둡게 해서 쓰고 있었는데, 테마마다 소품이 다른 변형을 두 장씩 더 만들었다. 동굴이면 버섯과 뿌리와 웅덩이, 또는 광산 들보와 뼈와 부서진 상자. 이제 여섯 층을 내려가도 같은 층이 반복되지 않는다.

공격 모션이 몸이 변하던 문제
그날 밤엔 직원 공격 모션을 손댔다. 초기 일반 직원 9종의 공격 클립을 보면 버섯 머리 위에 하얀 덩어리가 떴다 사라지고, 가고일은 휘두르는 도중에 날개가 몇 배로 커졌다. AI 애니메이션이 동작 중간에 몸 모양을 바꿔 버린 거다.

방법을 바꿨다. 첫 프레임에서 키 포즈 두 개(뒤로 젖힌 자세, 때리는 자세)를 먼저 만들고, 그 사이를 세 구간으로 나눠 구간마다 시작과 끝을 고정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러면 직원이 자기 몸을 유지한 채로 움직인다. 생성 중에 생긴 떠다니는 효과는 지웠다. 9종에 먼저 해 보고, 50분 뒤에 나머지 일반 36종, 다음 날 아침에 희귀 45종까지 같은 방식으로 바꿨다.
개발자 노트새 클립이 게임에서 안 보였던 이유
희귀까지 바꾸고 나서 게임에서 보니 새 모션이 거의 안 보였다. 시간을 재 보니 뒤로 젖히는 동작이 1배속에서 0.33초, 2배속에서 0.17초였고 3배속에선 아예 건너뛰었다. 근접 직원은 그 동작의 30% 시점부터 앞으로 미끄러져 나가서, 눈이 팔다리 대신 미끄러지는 몸을 따라갔다.
그래서 배속과 상관없이 젖히는 동작이 실제 시간으로 최소 0.2초는 보이게 했다. 근접 직원은 그 동작의 처음 55% 동안 제자리에 서 있다가 들어간다.
희귀 클립을 만들 땐 정리 단계도 하나 늘렸다. 희귀는 색 있는 빛이나 칼자국이 자주 같이 생성돼서, 키 포즈에 없는 색 덩어리와 팔레트 밖의 밝은 픽셀을 지웠다. 드레이크 한 종은 키 포즈를 만들었더니 몸이 1.6배로 커져서 자세를 다시 잡았다.
그 뒤에 이어서 한 것
이 작업은 열흘쯤 뒤에 마무리했다. 10월 17일엔 모험가 단계별 크기 차이를 없앴다. 표시 배율(1.0, 1.05, 1.10)과 외형별 보정이 겹쳐서 같은 얼굴이 단계에 따라 1~18% 들쭉날쭉 커졌고, 4-1을 하다가 억지로 키운 느낌이 난다는 피드백이 나왔다. 이제 같은 모험가는 단계가 올라도 몸 크기가 같고, 장비, 오라, 투사체로만 단계를 보여 준다.
18일엔 영웅·전설 직원 90종의 공격 클립을 같은 방식으로 바꿨다. 그러다 몇 종이 가늘고 사실적인 동물처럼 보여서 집 화풍과 안 맞는 게 눈에 띄었다. 영웅 7종, 전설 10종을 굵은 외곽선에 땅딸막한 몸, 큰 머리로 다시 그렸다. 같은 날 저녁엔 보스를 뺀 직원 전원의 대기, 피격, 쓰러짐 동작을 진짜 애니메이션으로 바꿨다. 그전엔 대기 그림 한 장을 기울이고 옮겨서 흉내 내고 있었다. AI가 피격 때 번쩍이거나 쓰러짐인데 안 쓰러진 줄은 버리고 예전 방식을 남겼다.
2026.10.07~11, 10.17~18 주요 커밋
- 스토리 그림 룬 문자, 타이틀 로고, 프롤로그 발령 그림
- 타이틀 로고 되돌림
- 모험가 54종 화풍 교체, 단계별 오라와 투사체
- 모험가 대화 흉상 6종
- 속성 재질 장비 아이콘 시험 60장
- 장비 아이콘 360장
- T6 장비 아이콘 180장
- 빛·어둠 이펙트에서 흰 덩어리 제거
- 던전 층 배경 변형
- 일반 직원 9종 공격 모션
- 희귀 직원 45종 공격 모션
- 배속마다 공격 준비 동작이 보이게
- 모험가 단계별 크기 고정
- 직원 전원 대기·피격·쓰러짐 애니메이션
돌아보면
AI 도트 도구 덕분에 그림 한 장 뽑는 건 몇 분이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뽑은 그림이 수백 장 쌓이니까 한 게임처럼 안 보였다. 이번 닷새 동안 한 일도 대부분 새 그림을 늘리는 것보다 이미 있는 그림을 기준 하나에 맞추는 쪽이었다. 돌아보면 기준 이미지 하나, 프롬프트 기록 하나, 전후 비교 화면 하나씩 남겨 둔 게 제일 쓸모 있었다. 이 글도 그 비교 화면들 덕분에 쓸 수 있었다.
10월 21일 심사에 낸 출시 빌드에는 이 그림들이 다 들어가 있다. 게임 소개 페이지에서 화면을 더 볼 수 있다. 다음 편은 세이브가 꼬이던 날들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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